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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 미학과 예술작품의 존재론 -현대 한국 여성 미술을 중심으로

Publisher
NRF KRM(Korean Research Memory)
Publication Date

Abstract

전통 미학의 이론적 결함은 단지 미학과 예술사 안에 여성들을 첨가하고 섞음으로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Ⅰ장에서는 여성과 여성주의자들 스스로가 전통 미학의 뿌리에 자리 잡고 있는 성차별적 관점을 비판하고 전체 패러다임의 변경을 긍정적인 방식으로 요구한다. Ⅱ장에서는 전통 미학의 기초 개념들 -심미적인 것, 심미적 주체, 심미적 대상(예술작품)- 이 남성적 관점에 경도되어 있음을 밝힌다. 이는 여성주의 미학의 필요성을 증명하는 과정이면서 동시에 여성주의가 긍정적이고 대안적인 미학을 구성하는 준비 과정으로서도 의미를 갖는다. 본 논문은 여성주의 미학의 긍정적인 형식을 탐구하면서 그 논의의 중심에 예술작품의 존재론을 둔다. 예술작품의 존재론은 작품의 내적 속성을 규정하고 그것에 기초하여 작품에 대한 평가를 인도한다. 전통 미학이 예술 작품의 내적 속성과는 무관하며 우연적인 것이라 주장해왔던 성차별적 환경, 성별적 경험, 성별에 대한 정치적, 도덕적 견해, 예술 실행자와 작품의 성별 정체성, 성별적 가치 등등이 작품의 내적 요소로 간주될 수 있다면, 가부장제 하에서 성별과 관련된 예술적 실행은 그 자체로 작품을 구성하며 동시에 평가하는, 중요한 인자가 된다. Ⅲ장에서는 하나의 사물이 어떻게 예술 작품이 되는지, ‘예술로서의 정체성 확인(artistic identification)’의 문제를 다루면서 예술 작품이란 작품의 지각적 표면, 형식적 구조만이 아니라 그것을 산출한 맥락과 관점을 작품의 내적인 요소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논의한다. 정체성 확인의 서사는 과거의 예술 -전통 예술사- 과의 연속성에 기초하지만 그것으로부터 새로운 예술이 생산, 제시되는 과정은 다양한 양태 -반복, 거부, 확장- 를 통해 구성된다. 이때 예술로서의 정체성 확인의 서사는 자율적인 예술의 맥락 뿐 아니라 성별과 같은 사회, 역사적인 맥락을 포함한다. Ⅳ장에서는 예술작품의 심미적 정체성을 논의한다. 예술작품은 그 자체로 물리적 매체 안에 체현된 개별 존재이면서 동시에 매체에의 체현(embodiment)을 인도한 과정을 포함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커리(Currie, Gregory)의 ‘발견적 과정(heuristics)’을 차용한다. 발견적 과정은 하나의 예술적 실행에 있어서 그 물리적 귀결물에 도착하기까지 경유하게 되는 각 과정의 총화를 가리킨다. 예술가와 감상자의 해석적 실행은 물리적 귀결물에 이르기 위해 가시적인 물질화만을 가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발견적 과정을 밟아 구성된 해석을 그것에 귀속시킨다. 예술작품을 실행적이고 귀속적인 행위로서 간주한다면 모든 예술작품은 매 순간의 해석적 실행에 의해 다른 작품으로 재규정된다. 작품의 숫자적 동일성을 확인하는 것은 물리적 귀결물 간의 일치 여부와 더불어 각 발견적 과정의 축적적이고 총괄적인 구성의 양태 즉, 확장(amplification)과 분기(divergence)에 따라 가능하다. 실행적이고 귀속적인 존재론에서 예술작품은 ‘총괄화된 심미적 경험’의 대상이다. 총괄적인 심미적 경험의 대상이자 인간의 행위인 예술 작품에 있어서 그 해석적 실행의 발견적 과정에 성별은 내적 인자로 참여할 수 있다. 성별은 중립적인 분류 범주가 아니라 가부장제적인 성차별 체계 안에서 반복적으로 실행되고 있는 정체성 범주이며 따라서 예술의 해석 행위에서 특정 성별, 혹은 성별 정치학의 관점을 채택하는 것은 특정 작품의 심미적 정체성과 심미적 평가에서 질적이고 규범적인 차이를 만들어낸다. Ⅴ장에서는 한국의 여성 예술과 관련하여 하나의 작품이 특정 성별에 연루된 것으로 확인하는 작품의 성별 정체성 문제를 다룬다. 하나의 작품을 여성 예술로, 나아가 여성 예술의 각 하위 범주로 확인하는 것은 그 해석 행위의 발견적 과정에 개입한 창조자와 해석자의 관점을 전체 여성주의 운동과 관련하여 총괄적으로 이해함으로써 가능한 것이다. 여성주의 미학은 아직 가부장제가 존속하고 있는 곳에서 여자들과 성별화된 행위자의 심미적 경험에 주목하면서 그것으로부터 가부장제적 예술과 현실을 종식시키도록 심미적 전략을 제공한다. 따라서 여성주의 미학은 심미적 행동주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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