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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우의 탈신비화 전략: <에드워드 2세>와 <파리의 대학살>을 중심으로

Publisher
NRF KRM(Korean Research Memory)
Publication Date

Abstract

말로우는 「에드워드 2세」에서 일차적으로 에드워드 왕의 동성애와 계급질서를 무시하는 사적인 애정을 강조하여 절대적 왕권의 권위를 추락시키고 왕의 "정치적 몸"보다는 "인간적인 몸"을 부각시킨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시각에서 보면 이 극은 귀족들의 걱정과 반항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정치적 차원의 신성한 왕권의 부재를 다루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면, 진정한 왕권의 추락은 왕의 어리석고 타락한 행위에 있다기보다는 자신들의 기득권을 위협하는 왕에 대한 귀족들의 행태에서 드러난다. 결국 왕을 폐위시키고 권력을 장악하는 귀족들, 특히 에드워드를 무참히 살해하는 모티머의 행위는 이 절대왕국에서 나약한 왕의 존재는 결국 꼭둑각시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엘리자베드 여왕의 경우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왕의 신격화는 곧 계급질서 유지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왕의 존재는 지배 상류계층이 자신들의 기득권과 이념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내세운 상징적인 존재이다. 하지만 만약 그들이 내세운 왕이 문제를 일으키고 자신들의 기득권을 위협하거나 이념에 맞지않게 행동하면 언제든지 제거하고 새로운 왕을 세울 수 있는 사회의 모습이 바로 이 극이 보여주는 정치적 현실이다. 말로우는 이 극을 통해 튜더 왕조의 정치적 신화가 만들어낸 절대 왕권과 절대적 지배 질서를 탈신비화하고 있는 것이다. 「파리의 대학살」도 이러한 관점에서 말로의 탈신비화 전략이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이 작품의 경우는 왕권과 종교의 문제이다. 헨리 8세가 수장령을 통해 종교를 왕권의 발아래 둔 이후로 영국에서 신교는 왕권을 지지하고 유지하는 수단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캐톨릭은 여전히 왕권보다는 로마 교황의 권위를 더 중시하였기 때문에 캐톨릭 교리와 교도들을 배척하고 핍박하는 것은 왕권 강화의 일환이었다. 「파리의 대학살」은 프랑스에서 일어난 캐톨릭 교도들의 신교도 학살 사건을 다루면서 캐톨릭 교도들의 잔인한 행태를 고발하는 표면적 의미를 전달한다. 하지만 이러한 학살 사건을 주도하는 인물들이 바로 왕과 왕족들이고 그들이 학살을 하는 이유나 목적은 분명 자신들의 정치 권력과 체제 유지에 있다는 것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점은 신교도가 캐톨릭 교도들과 별로 다를 바가 없다는 점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권력을 잡게되자 캐톨릭 교도들과 마찬가지로 학살을 자행하고 종교적이고 도덕적인 기준이 아닌 철저하게 정치적인 기준에 의해 자신들의 복수를 행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쥬디스 웰(Judith Well)이 주장하듯이 말로우가 그리는 캐톨릭의 잔인한 학살에 대한 두려움 뒤에는 정치적인 종교에 대한 경고가 숨어있다(101). 종교와 신앙이 정치와 결탁하여 기득권과 체제 유지의 수단이 되는 현실을 무자비한 학살 장면들을 통해서 보여줌으로써, 말로우는 당대 영국의 종교적 정치적 지배 담론의 신화를 여지없이 발가벗기는 것이다. 해리 레빈 이후로 말로우 연구는 주로 신역사주의나 문화유물론, 그리고 탈식민주의적 시각을 바탕으로 하는 후기구조주의적 접근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현대적 연구들에서 오히려 소외된 작품들이 있다면, 이는 바로 「에드워드 2세」와 「파리의 대학살」이다. 특히 「파리의 대학살」은 비평가들의 관심에서 상당히 벗어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탬벌레인 대왕」, 「몰타의 유대인」, 「파우스투스 박사」의 주요 세 작품이 당시 지배 이데올로기에서 분명하게 벗어나는 타자들을 다루고 있는 반면에, 「에드워드 2세」와 「파리의 대학살」은 주인공들의 타자성이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이전에 쓰여졌던 세 작품이 모두 표면적으로는 기독교적 교리와 도덕을 강화시키는 플롯을 보여주는 반면, 「에드워드 2세」와 「파리의 대학살」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 분명하게 다르다. 비록 두 극의 배경은 과거 영국의 역사와 프랑스이지만, 그 중심 내용은 바로 당대 영국의 정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왕의 동성애 행각, 계급 질서의 위기, 권력 계층의 갈등, 신교와 구교 캐톨릭의 갈등, 잔인한 학살, 등으로 대변되는 두 작품의 중심 주제는 초기의 세 작품들보다 현실 정치상황을 훨씬 더 직접적으로 건드리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비록 사극이지만 「에드워드 2세」는 신의 절대적 섭리를 강조하며 당대 튜더 신화를 강화시키는 섭리적 역사관을 제시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인간의 행위의 결과를 중시하는 마키아벨리적 역사관을 반영하고 있다. 클로드 서머스(Claude Summers)가 "Sex, Politics, and Self-Realization in Edward II"에서 이 극이 역사를 도덕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정치적 이단과 왕의 개인적 비극을 표현하고 있다고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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