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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악 시 주체의 변모양상 연구 -해방기를 중심으로

Publisher
NRF KRM(Korean Research Memory)
Publication Date

Abstract

근대 이후, 인간은 개인의 정신적인 산물인 경험과 사유라는 운동이 변증법적 발전을 가져옴을 헤겔은 파악한다. 이는 다시 근대적 주체의 본질적인 인식의 문제를 불러왔다. 인식의 중심인 자유의 문제에 있어서 인간을 가장 인간일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사유를 들었다. 자유와 사유의 관계를 통해 주체 형성을 강조한 것이다. 사유하기 때문에 자유로이 타자와 관계하고 동시에 타자에 머물러 있지 않으면서 타자로서의 존재자를 포괄하여 타자 속에, 서로 자신 속에 머무르는 주체를 형성한다고 보는 것이었다. 이는 ‘나’가 개인에 머무르지 않고 ‘우리’라는 공동체적 실체의 모습으로 발전하는 것을 말한다. 한 개인에게만 머무르지 않는 역사가 다수의 공동체에서 비로소 자기 자신이 누구인가를 깨달으며 인식하게 하는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이때 개인으로서 ‘나’와 사회 속의 ‘나’ 민족으로서의 ‘나’를 체험하게 된다. 이때의 깨달음은 보편성을 불러오고 이 보편성은 자기 인식을 넘어서서 인륜적인 주체로서 확장하게 된다. 개인적인 주체가 국가 안에서 성찰을 통해 보편적 자아로 나아가게 되고 개별자에서 민족적인 주체, 인륜적인 주체, 사회적인 주체로 기능하고 발전하는 것이다. 이용악의 주체 형성은 이러한 변증법적 과정을 통해 작품에 안착한다. 1930년대, 일제에 의해 주권이 침탈된 한국은 주권국가의 형태를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식민지적 근대에 놓이게 된다. 따라서 민중 역시 식민지적 근대를 경험하게 된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의 혼재 속에서 매우 열악한 개인적 체험을 하게 된 것이다. 일제의 폭력과 억압은 개인과 개인을 갈라놓고 이간질시켰으며 소외를 체험하게 했으며 무력화 시켰다. 그러나 이에 순응하지 못한 민중의 일부는 저항이라는 수단으로 자신을 지켰으며 재무장시켰다. 이때 저항은 물리적 저항과 정신적 저항, 적극적 저항과 소극적 저항으로 양분된다. 이용악의 경우, ‘저항’이라는 창을 통해 자아와 사회를 작품에 반영하는 정신적 저항을 표출하며 근대적 주체로서의 모습과 역동적인 정신을 추동하게 된다. 그 이면에는 이용악의 개인적인 경제형편과 교육적 환경, 그가 인식한 시대의 결핍은 서로 맞물려 있게 된다. 모국어 말살 정책도 그렇지만 더욱 견딜 수 없는 것은 가난하게 살아도 끝까지 지켜 내야하는 삶의 터전을 기어이 이탈할 수밖에 없는 기본적 생활권의 박탈이다. 가족공동체의 해체와 유이민의 방랑, 수많은 ‘나’는 어디에서 위로 받을 수 없는 정신적 공황의 민족적 현실에 대한 자각으로 이어지고 그의 삶의 깊숙한 곳에 상흔을 남기게 된다. 민족의식의 선양으로 모국어로 창작된 감수성 높은 그의 시는 안팎의 결절된 의식에 의해 압제와 피압제의 관계를 인식하고 스스로의 정체성의 문제에 나아가게 된다. 이때의 정체성의 문제제기는 대자적인 주체의 다름 아니며 개인의 완전한 자유 획득과 나아가 민족의 정체성 회복과 주권국가로서의 면모로 지향하는 것이 된다. 그러나 해방 공간에서의 이용악의 정신적 지향은 다르게 표출된다. 그가 인식한 현실인식은 그동안 꿈꾸어왔던 자아탐색의 내적 공간을 외적으로 확장하기에는 매우 부조리하게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민족소명의식과 민중적 주체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민중적 삶과 연대적 양상을 보였던 그의 실존적 탐색은 새로운 저항의 모습을 띄게 된다. 이상과 현실의 갈등 속에서 변증법적 운동 즉, 주관적 자아에서 보편성을 담지한 객관적 주체로 이행하는 과정을 정반합의 정신으로 견인했다. 즉자적 주체에서 대자적 주체로 끊임없이 대립되는 대상을 향해 부정의 정신을 고양시키며 운동할 때 능동적 주체의 모습이 된다. 반드시 실현해야 할 보편성을 담지한 인륜적 주체로의 이행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해방 이후의 정국은 그에게 현실사회의 새로운 혼란 가운데 끝내 민족 분열의 상황에 직면하게 한다. 그에게 배태된 사상성의 굴절된 외면화를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 그가 즐겨 쓴 사회 인식적 소재의 시에서 보이듯 시정신이 리얼리즘적 경향은 ‘나’에 국한되지 않고 ‘너’와 ‘우리’에 이르는 매우 복합적인 양상을 띠고 있다는 데서 새로운 문학적 거취의 향방을 놓고 깊이 고뇌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본 연구는 이러한 관점에 착안하여 이용악이 정치적 이유와 이상주의적 지향으로만 북한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인식을 하였다. 특히 그가 지향한 이데올로기적 시정신은 그 뿌리가 개인적인 가계도와 가진 자(압제자)로 대표되는 부르조아에 대한 반작용에 닿아 있다고 보이기 때문이다. 현대에도 그렇지만 일제강점기에도 절대적인 것과 상대적인 것의 인식에 대한 정도와 차이를 따져보자면 경제적인 것과 매우 밀접하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일제 강점기에는 보다 큰 압제의 대상인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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