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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goslavism as Heterotopia in Post-Yugoslav Metafiction

Publisher
NRF KRM(Korean Research Memory)
Publication Date

Abstract

▲1990년대 초부터 구 유고연방의 해체와 함께 연이어 발생한 유고 내전, 1990년대 말 제2차 유고슬라비아에 대한 나토 폭격 등 발칸 서부지역이 맞게 된 정치적, 사회적 위기는 베를린 장벽의 붕괴 후 유럽의 일원으로 새 길을 걷게 된 다른 구 사회주의권 국가들과는 다른 운명을 발칸 서부지역 주민들에게 노정했다. 주지하다시피 구 유고연방은 2차 대전 이후 다민족 국가 연합 결성의 실험에서 가장 성공적인 성공 사례를 보여주었던 만큼 그 해체의 양상은 다른 동유럽 국가들과 현격히 대조되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자본의 세계성과 글로벌리제이션의 시대적 조류에도 불구하고 구 유고권 지역 사회를 다시 신민족주의, ‘민족국가 건설(ethnic state-building)’ 등 영토와 혈통의 ‘기원(origin)’으로 회귀시키는 시대착오적 상황, 이른바 ‘포스트-오리엔탈적’(Post-Oriental) 퇴행적 상황(Longinović, 2011, 119-151)은 네그리와 하트의 포스트제국주의 및 국가의 탈영토성 개념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사회적, 정치적 급변에 놓였던 1990년대 이후 발칸 서부지역은 그 근대화의 구심점이었던 유고연방의 잔해 위에서 과거처럼 영토와 혈통에 기반한 민족국가로 재영토화 되어왔다. 포스트코뮤니즘 시대에 신민족주의라는 역설적 상황은 구 유고권 국가들에게 비문명지대 또는 유럽의 변방이라는 부정적 시각을 고정시키는 실제적 근거로서 작용해왔다. ▲이런 배경 위에서, 1990년대 이후 문단에 대거 등장하여 국제 평론계의 이목을 끌었던 구 유고연방 출신 신세대 작가들은 비전통적, 비발칸적인 메타픽션(meta-fiction)의 문학형식에 기대어 포스트-유고슬라비아 사회의 위기에 대한 다면적 해석과 복잡한 관점을 충실히 표현했다는 점에서 상호응집력을 지닌다. 유고 내전과 경제적 공황이 초래한 치안의 부재, 마약중독, 매춘 같은 사회 병리학적 측면, 성폭력, 인신매매, 장기밀거래, 마피아 같은 범죄 세계 등 그 동안 구 유고문단에서 암묵적으로 금기시됐던 소재를 다룬 이 새로운 조류의 산문은 포스트모던 미학의 형식적 심미성을 나타낼 뿐 아니라, 주제의 적시성과 내용의 현장성을 통해, 세기 전환기에 위기를 맞은 발칸 서부지역 공동체의 내적 동학을 밝히는 귀중한 인류학적 정보로서의 가치도 지닌다. ▲형식적 측면에서 1990년대 유고연방 해체와 내전을 기점으로 대거 생산된 수기, 회고록, 르포 등 다큐멘터리 산문과의 짙은 유사성을 띠는 포스트-유고슬라비아 메타픽션의 특징은 유고연방 해체 후 해당 지역 주민이 갖게 된 정치적, 사회적 입장의 변화를 내부관찰자의 눈으로 기술할 뿐 아니라, 발칸 서부지역 공동체의 자기이미지와 그들에 대한 외부자의 시선을 중개하는 복합적 관점을 표현한다는 점이다. 이 독특한 서사방식은 이 지역 엘리트의 민족, 사회, 역사, 언어, 매스미디어에 대한 전형적 사유 방식을 해부하고, 나아가, 구 유고 사태에 대한 개별 민족의 내부시선과 (타민족 또는 국제사회로부터 투사되는) 외부시선을 평행적으로 병치시키기 위해 사용된다. ▲포스트-유고슬라비아 메타픽션의 특징은 다중적 서술시점의 사용 외에도 픽션(fiction)과 팩토그래피(factography)의 혼합, 아이러니와 냉소주의(cynicism)의 수사학적 효과를 통해 발칸 서부 지역사회 정치 담론의 기저를 이루는 민족적 상상계(national imaginary)와 민족성(ethnicity) 개념에 대한 재고를 유도한다는 점이다. 그 결과 포스트-유고슬라비아 메타픽션에서 자주 전경화되는 주제적 요소는 민족주의적인 독백 담론과 공식역사에 대한 전복과 패러디이다. ▲포스트-유고슬라비아 메타픽션의 사회적 기원으로는, 구 유고연방의 붕괴에 즈음한 1980년대 후반부터 서유럽 자유 시장 경제의 도입 및 이를 통한 민주화 추진, 다원주의적 사고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지적할 수 있으나, 그 문화적 기원은 구 유고연방이 해체되기 훨씬 이전의 역사로 거슬러 올라가며 구 유고권 메타픽션 1세대 작가들의 서사에 나타난 이데올로기 측면은 오늘날 포스트-유고슬라비아 작가들의 창작적 본질을 이해하는 근간이 된다. 아울러, 포스트-유고슬라비아 메타픽션 작가들이 역사적 실정성과 신화적 상징성의 양 측면에서 포괄적으로 수용하고 있는 구 유고권 메타픽션 1세대 작가들의 ‘유고슬라비즘’은 본래부터 공산주의 정당의 공식적 강령으로서가 아닌 초정치적, 문화주의적 의미를 지향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따라서 오늘날 포스트-유고슬라비아 메타픽션은 ‘유고슬라비즘’의 이상을 구 유고연방의 무용한 잔재로 치부하지 않는다. 오히려 포스트-유고슬라비아 작가들이 표현하는 관점은 ‘유고슬라비즘’의 폐기가 아니라 과거 유산의 창조적 변형을 통한 복권(復權)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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