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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겔의 상징적 예술 형식에서 숭고 개념에 관한 연구 - 칸트, 리오타르, 지젝과의 연관성과 차이를 중심으로

Publisher
NRF KRM(Korean Research Memory)
Publication Date

Abstract

1. 숭고의 개념사와 미학사적 의의 - 숭고의 문화적 기원은 고대 그리스의 ‘탈아와 ’영감‘에 있다. 시와 예술의 비합리적 본질을 날카롭게 통찰한 플라톤은 로고스의 빈약함과 파토스의 위험을 동시에 지양하는 변증법적 해결에 주목한다. 롱기누스는 ‘타고난 천품’과 ‘후천적 기예’의 결합에 의해서만 숭고가 완전하게 표현될 수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수사학적 요소와 윤리적 요소를 하나로 결합시키려는 노력했다. 버크는 숭고를 미의 하위 범주가 아닌 독립적 고찰 대상으로 삼고 둘 사이의 차이를 분석했으며, 대상의 성질이 아니라 심리 상태에서 숭고와 미의 기원을 찾았고, 이는 칸트에 이어져 근대 미학의 체계로 자리 잡는다. 2. 칸트 미학에서 숭고 개념- 칸트는 미가 한정적인 대상의 형식에 관계하며, 숭고는 한계가 없는 형식에도 타당하다는 점, 미는 오성의, 숭고는 이성의 각기 아직 한정적이지 않은 개념의 표출과 관계하는 점, 미는 성질의 표상과, 숭고는 분량의 표상과 결합하는 점, 미가 직접적인 생명촉진의 감정이자 적극적임에 비해 숭고는 생명력의 일시적 저지에 잇따라 강력하게 분출된 감동으로 외경과 같은 소극적 쾌를 포함하는 점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칸트는 일체의 비교를 넘어서서 절대적으로 큰 것을 ‘수학적 숭고’, 매우 강대한 힘을 ‘역학적 숭고’로 분류하고, 자연에 있어서 숭고의 본질은 유한한 감성의 능력을 초월한 것이 정신 속에 무제약적 이념을 환기시켜 이성의 위대함을 자각하도록 하는 데에 있다고 주장한다. 미적 대상의 형식은 판단력에 적합한 합목적성을 지니지만, 숭고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몰형식의 대상이며, 구상력을 압도하여 판단력에 있어 합목적적이지 못한 것이다. 3. 헤겔 미학에서 숭고 개념 - 헤겔은 숭고 개념을 상징적 예술 형식에서 본격적으로 거론한다. ‘상징적 예술형식’에서 이념은 무규정적으로 불명료하게 예술형태의 내용이 되므로, 이 단계는 예술의 내용과 형식인 이념과 형상이 서로 일치되지 못하여 그들 사이에는 난폭함과 상호부정이 있게 되고, 이념은 홀로 떨어져서 숭고함 속에 머물게 된다. 상징적 예술형식에 적합한 예술장르인 ‘건축’은 비유기적 자연을 잘 다루어 예술에 적합한 외부세계, 즉 ‘정신에 친숙한 것으로 만드는 것’이므로, 건축은 신에 적합한 현실성으로 나아가기 위해 신의 외적 환경을 조성하며, 정신의 절대적 대상과 내적인 축적을 위한 공간으로 신전을 세운다. 건축은 정신과 자연의 우주적 이원성을 극복하고 외부세계를 순화시키며 균형의 법칙에 따라 외부세계를 조성하는 것으로서, 역학적이고 무거운 덩어리인 재료는 직접적인 외면성 속에 있는 물질 자체인데 비해 그 형식은 비유기적 자연의 형식이며 주로 대칭이라는 추상적 관계에 의해 질서 지워진다. 따라서 건축의 재료와 형식 사이에는 구체적 정신성으로서 이상이 표현된 실재성으로서 외면성을 성취하지 못하는 한계를 갖는다. 따라서 충만한 영혼을 단지 타자로서 지시하는 데 그치고 이념과 형태 역시 서로 분리되게 된다. 4. 결론을 대신하여: 숭고에 관한 헤겔과 현대 담론의 대화 가능성- 숭고 개념은 칸트와 헤겔의 미학적 특성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칸트의 숭고 개념이 다분히 숭고의 성격을 물자체와 이념의 상관 관계로 논증하는 인식론적 규명 작업이라면, 헤겔의 숭고 개념은 예술사적 고찰을 바탕으로 신적인 것과 대상의 상관 관계로 설명한다. 물론 헤겔이 칸트에서 총결된 숭고의 이념을 대부분 수용한다는 점은 분명히 밝혀둘 필요가 있다. 그러나 헤겔은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물자체가 이념 또는 절대지의 타자에 다름 아님을 보여 줌으로써 동일한 것의 차이, 즉 예술의 역사 속에서 다양하게 자신을 현현하는 이념의 감각적 외화 과정으로 숭고를 격상한다. 숭고에 관한 헤겔과 포스트모던 미학의 소통 가능성은 무엇보다 지젝에 의해 제기된다. 지젝은 고대의 신, 근대의 이념의 자리에 무가 들어선 부정적 숭고를 사유의 출발점으로 삼아 이를 바탕으로 현대 서구의 문화적 상황을 근본적인 존재론의 차원에서 분석, 비판한다. 지젝은 라캉을 경유한 헤겔의 재해석을 통해 숭고와 무, 숭고와 이데올로기의 관계를 드러내 보여주려 한다. 그는 헤겔 비판자들의 성급함을 지적하며, “헤겔의 절대지 자체는 어떤 근본적 상실에 대한 인정을 지칭하는” 것이고, “차이와 우연성에 대한 가장 강한 긍정”을 헤겔에게서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라캉의 정신분석에 근거해 헤겔의 변증법에 새로운 독법을 가하여 그것을 다시 현실화”하겠다는 그의 시도는 전통적인 헤겔 독법과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지만, 바로 그 점에서 헤겔의 미학, 특히 숭고 개념의 현대적 함의를 적극적으로 재검토하려는 의미있는 노력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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