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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emories of the Korean War and Representation on TV drama since 2000's

Publisher
NRF KRM(Korean Research Memory)
Publication Date

Abstract

‘6.25’라는 용어는 전쟁 발발의 시점을 기념함으로써 전쟁과 전쟁 이전의 상황을 단절적으로 분리하고 전쟁을 ‘군사 사건’으로만 부각시키려는 의도를 담지한다. 따라서 군사 정권 하에서 전쟁을 소재로 한 영상물들은 ‘북괴’의 남침과 만행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데에 주목해 왔다. 특히 TV 드라마의 경우, ‘6.25 특집극’이라는 타이틀을 단 드라마가 해마다 일정 시기 방영되면서 과거의 기억을 지속적으로 환기시켰다. 결국 전쟁은 이러한 드라마들을 통해 치열한 접전을 거듭하는 전선(戰線)의 풍경으로 재현되었으며, 전선에서의 군인 간의 충돌로 그 의미를 제한해 왔다. 또한 조국을 위해 싸운다는 정당한 전쟁의 명분과 적의 명확한 설정 안에서 각 개인이 경험했던 상이한 체험들, 특히 국가 폭력에 대한 기억들은 소거되어 나갔다. 뚜렷한 선악의 구도 속에서 거듭되는 전투와 북에 대한 호전적 대결 의지만이 ‘6.25’에 관한 공식 기억과 해석으로 존재하게 되었다. 대체로 공식 기록과 수기들은 전쟁을 전형적인 시계열에 따라 서술 하는데, 이는 ‘기억의 편의성’은 물론 한국 전쟁을 기록해 온 오랜 관행과 깊은 관련을 맺는다. 그리고 이 관행에는 국군의 용감함, 남한 지도자들의 애국심, 인민군과 중국군의 잔인함, UN군(미군)에 대한 감사가 내포되어 있다. 전쟁을 소재로 한 과거의 영상물들의 내용을 구성할 때에도 대개는 이러한 관행에 의존해 왔으며, 이를 통해 지배 이데올로기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동원되었다. 2010년에 제작된 드라마들 또한 어김없이 전장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사건을 추동하는 외부의 주요 계기들은 시계열에 따른 전형적 방식을 취한다. 또한 많은 제작비의 투입과 연출 기술의 괄목할 만한 발전으로 이러한 전쟁 장면들의 스펙타클은 보다 더 강화되었다. 이는 잔인한 기억과 감각적 체험을 강조하여 과거의 상처를 환기하는 데에 효율적 수단이 되었다. 이러한 중심이 되는 서사 진행 및 장면의 주된 연출은 일견, 과거 전쟁에 대한 프레임을 강화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최근 전쟁 소재 드라마에서 캐릭터의 변화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특히 전쟁에 불가항력적으로 ‘동원’ 되었다는 사실은 드라마 곳곳에서 부각되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전쟁이 지닌 의미, 전쟁을 강요하는 국가 조직 자체에 회의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이와 달리, 2009년에 KBS에서 방영된 <경숙이 경숙아버지>는 평범한 가족의 일상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한국 전쟁에 위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 우선, 아이들의 시선을 따라가는 장면들은 이데올로기가 낳은 전쟁을 놀이로 희화시키고, 실제 전쟁터의 병사들을 통해서 전쟁을 놀이로 치환해 버린다. 이는 한국 전쟁을 일관되게 비장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과는 변별된다. 전쟁 속에서도 일상의 삶은 여전히 계속되며 살아남기 위한 그 고투의 과정에는 이데올로기의 구분이나 전쟁의 명분이 개입되지 못한다. 지금까지 전쟁이란 소재는 이념적 문제들로 인하여 그 접근 방식이나 상상력에서 극도로 제한되어 나타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이러한 <경숙이 경숙아버지>의 변화는 전쟁 소재 드라마의 계보 안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역사를 소재로 과거에 대한 공통된 기억을 재구성하는 과정은 국가 권력 강화에 일조해 왔다. 더구나 매체가 지닌 대중적 파급력과 선전 효과로 인해 TV 드라마는 그러한 기능을 수행하는 데에 효율적 매체로 작동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전쟁에 관한 보다 자유로우며 이질적인 목소리들을 낼 수 있으며, 그 의미를 적극적으로 읽어낼 수 있는 때에 이르렀다. 따라서 본 연구는 2000년대 이후 나타난 전쟁 소재 TV 드라마에서의 역사적 기억의 형상화 방식을 탐구하는 데에 집중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한국 전쟁 당시의 역사적 상황을 파악하고 사실과 허구와의 거리를 통해 상상력의 방향이 가리키는 의미를 이해할 것이다. 또한 본격적 연구의 대상이 되는 드라마들의 기본 내러티브를 충실히 분석하여 그 구성 및 전개 과정의 양상을 읽어낼 예정이다. 더불어 영상미학에 대한 세밀한 접근을 통해 그것이 지닌 사회 문화적 함의와 의의를 추출하는 데에 주력하고자 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2000년대라는 시기, TV 드라마라는 장르에만 국한하여 연구를 진행할 경우, 근시안적 판단에 머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2000년대 이전 상황은 물론, 인접 장르 전반(영화 등)에 나타난 전쟁의 재현 양상을 살펴, 이것이 전제된 풍부하고 싶도 깊은 논의에 이를 수 있도록 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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