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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모더니즘 문학과 몽타주 이론

Publisher
NRF KRM(Korean Research Memory)
Publication Date

Abstract

유럽에서 몽타주 이론은 여러 현대 문학 이론이나 예술이론들의 가능성 있는 상부 이론으로 연구되었지만, 유독 몽타주 이론이 처음으로 제기된 러시아 문학에는 적극적으로 적용되지 못했다. 더욱이 아이러니하게도 몽타주 이론을 주창한 시기인 1920-30년대에 러시아에서는 매우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문학이 생성되었지만, 이 시기의 작품들은 몽타주 이론과 연관되어서는 거의 연구되지 않았다. 일반적 의미에서 몽타주 이론은 그리 특별한 것은 아니다. 사실 모든 재현 예술은 기본적으로 몽타주성(性)을 지닌다고 볼 수 있다. 문학을 예로 들자면 모든 언어는 기본적으로 조합의 법칙을 통해 구성되고, 미술은 각 디테일들의 총합이며 음악 역시 ‘모티브’들로 구성된 하나의 전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별적인 것들을 모아 하나의 유기적인 전체를 구성한다’라는 몽타주의 기본 전제는 모든 예술 창작의 가장 일반적인 특징인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이야기 하는 몽타주는 사전적 의미와는 다르다. 이미 영화사 초기에 몽타주에 관한 발견(!)들이 존재했지만 우리는 ‘몽타주’란 단어를 사용할 때 항상 에이젠쉬쩨인을 먼저 상기한다. 바로 에이젠쉬쩨인이 꿀레쇼프나 뿌도브낀과는 달리 ‘급작스러운 전환’이나 ‘비약’에 의한 몽타주를 주장했기 때문이고 이는 기존의 개연성과 자연스러운 현실 묘사와는 정면으로 상반되는 기제였기 때문이다. 비록 에이젠쉬쩨인의 몽타주가 여전히 주제의 테두리 안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편하고 자연스럽고 자동화된 몽타주가 아니라 자동화가 제거된 몽타주라는 점은 앞으로의 몽타주 기법 전개에서 매우 중요한 ‘발견’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19세기 후반부터 회화 영역에서 주요 창작 기법으로 등장한 반자동화 기법은 20년대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에 의해 이론적 체계를 얻었기 때문에 에이젠쉬쩨인의 몽타주 역시 새롭다고는 할 수 없으나 문학, 회화, 음악 등을 종합하는 영화라는 새로운 매체와 결합하면서 그의 몽타주론(論)은 예술 작품에서의 시, 공간(바흐찐의 흐로노또프가 아닌 작품의 질료적 측면에서의)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이로서 전통적 예술 기법에서 변화하는 현대 예술의 가장 뚜렷한 특징을 찾아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현대 예술의 특징으로서 몽타주는 전통적인 자연스럽고 개연성 있는 재현 수단으로서의 몽타주가 아니라 전환과 비약, 불일치, 부조리로서의 몽타주를 의미하는 것이다. 몽타주의 기본 범주는 다음의 두 유형으로 구분된다. 꿀레쇼프나 뿌도브낀이 주장하는 전통적 방식의, 인과성을 강조하고 근접성이 매우 강한 요소들을 조합하는 몽타주는 수용자, 즉 독자나 관객의 지각 속에서 최대의 자동화를 추구하면서 창조자, 즉 작가나 감독의 의도를 충실히 전달하는 수동적 몽타주로 정의된다. 다른 한편으로 수용자의 지각 속에서 끊임없이 생소화 효과나 ‘낯설게 하기’ 효과를 야기하면서 서로 상관성이 없어 보이는 듯한 이미지들의 조합으로부터 어떤 의미를 유추해내는 과정을 강요하는 몽타주는 능동적 몽타주로 정의된다. 능동적 몽타주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미지들의 충돌과 결합의 효과가 논리적 이성적 과정을 거쳐 이해되는 것이 아니라 수용자의 감정과 인식 속에서 제각각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능동적 몽타주는 현대 문예이론의 매우 다양한 분야들과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소위 서사기법의 문제, 독자의 수용문제, 시점의 문제, 구성원칙, 문학의 반환영주의(反幻影主義), 문체(스까즈 이론, 양식화) 등은 몽타주의 제이론들과 관련을 맺으며 현대 문학 작품들을 이해하는 주요한 시학적 요소가 된다. 이런 능동적 몽타주가 20세기 고유의 것만은 아니었다. 엡쉬쩨인은 러시아 문화와 문학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로 포스트모더니티를 들면서 중세, 근대 러시아의 문화와 문학에서 나타나는 모방과 재창조의 패러다임을 러시아적 특성으로 정의했는데, 러시아의 이꼰 예술, 러시아 정교의 발달 과정(서로 다른 양극인 이교도와 정교의 모순적 통일), 러시아 혁명의 변종성 등이 이와 관련된다. 그 외에도 뿌쉬낀과 고골의 작품 분석에서 많은 연구자들은 양식화와 패러디를 이 작가들의 시학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간주하고 있으며, 바흐찐의 연구에서 드러났듯이 도스또예프스끼의 시학은 전통적 통합적 요소를 파괴하고 있다. 20세기의 주된 문예 이론의 토양이 되었던 러시아 문예 이론가들이(특히 형식주의자들과 바흐찐) 자신의 이론을 확립하는 주된 자료들로 뿌쉬낀, 고골, 똘스또이, 도스또예프스끼 같은 19세기 러시아 작가들의 작품을 채택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이에 반해 몽타주 이론이나 현대 문예 이론들과 관련되어서, 그 자양분을 주고 토대가 되었던 20세기 초반 러시아 모더니즘 문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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