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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의 역사를 딛고 말하기, 국가 다시 만들기 -- 동시대 아메리카 인디언 시 연구

Publisher
NRF KRM(Korean Research Memory)
Publication Date

Abstract

지금까지 미국문학 비평사에서 아메리카 인디언 문학은 서부지역문학의 하위문학으로 간주되어왔다. 인디언들이 너무 다양한 종족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이들을 하나로 묶기 어렵다는 이유로 아메리카 인디언 문학은 하나의 독립된 비평적 범주와 지위를 얻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앵글로 아메리칸들에 의해 너무 쉽고 단순한 방식으로 대상화, 타자화되어 다루어져왔다. 본 연구는 그간 아메리카 인디언 문학이 비평가와 독자들에게 수용되어온 현실이 미국이란 나라가 건국 초부터 무겁게 안고 있던 그래서 의식적으로 지우고자 한 학살의 역사와 그 궤를 같이 함을 직시하고 그 지워짐의 틈새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자의 육성을 통하여 기록되어 온 현실에 주목한다. 본 연구가 기존의 연구와 차별되는 점은 이처럼 아메리카 인디언 시를 어떻게 규정짓는가의 문제를 처음부터 다시 살펴보는 데 있다. 이는 지금까지도 비평적인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아메리카 인디언 문학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다시 하는 데서 출발한다. 즉, 무엇이 아메리카 인디언을 규정하는가? 아메리카 인디언 시를 특징짓는 요소는 과연 무엇인가? 에 대한 질문에서 본 연구는 출발함으로써 기존의 연구에서 지나치게 단순한 방식으로 괄호로 묶어온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정체성, 시적 재현과 언어의 문제를 문제적으로 드러내보이고자 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본 연구는 기존의 아메리카 인디언 문학에서 시가 차지하는 위상, 그리고 다양한 시인들에 대한 비평의 현주소를 우선적으로 점검하고자 한다. 그런 다음, 1970년대 아메리카 인디언 문학 르네상스가 개화된 이래 그 뒤를 잇는 차세대 작가로 주목받고 있는 시인들 중 특히 독특한 서정성과 언어적 발랄함으로 주목을 받는 두 시인, 조이 하조(Joy Harjo)와 셔먼 알렉시(Sherman Alexie)의 시세계를 집중적으로 검토하면서 종족의 대다수를 잃게 만든 인류 문명사에 그 유래를 찾기 힘든 멸절의 역사를 고발할 때 이 두 시인이 어떻게 다른 시인들과는 차별화된 시적 성취를 이루어내고 있는지를 검토하고자 한다. 홀로코스트 문학이 자주 귀착하는 사실주의적 고발 문학의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이들의 시가 폭력과 절멸의 역사를 다시 쓸 때 어떤 시적인 전략을 효과적으로 구사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면서, 본 연구는 시와 언어적 상상력이 현실의 분노와 슬픔과 만나는 독특한 방식에 주목하고자 한다. 나아가 본 연구는 어떤 진실을 드러낼 때 시적 상상력으로 재탄생한 언어의 힘이 다른 재현의 도구, 가령 영화나 소설, 다큐멘터리 등 다른 문학적, 문화적 재현의 도구와 어떻게 차별화될 수 있는지에 주목하고자 한다. 그 과정에서 연구자는 아메리카 인디언의 역사적 현실을 시를 통하여 효과적으로 조명하는 동시에, 미국이라는 국가, 그 국가에서 지금도 현재 진행형으로 "실험"되고 있는 다양성이라는 거대한 문화적 자장이 시를 통하여 드러나는 방식, 그래서 합법적 절멸이라는 과정을 거쳐 살아남은 목소리들이 새롭게 선취하고 있는 가능성으로서의 국가 새로 만들기의 과제를 규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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